드디어 나타났다! 온우주 16번째 단편선


결코 대체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중요한 타인의 역할을 

인간이 아닌 기계가 해낼 수 있는 것일까?

 

사람의 이야기,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들


결국 안드로이드 연작에서 무엇을 쓰고 싶었냐면, 사람의 이야기였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추천사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고단하거나 외롭다. 그래서 고단함을 덜어줄 청소로봇을 사거나 가족을 대신할 안드로이드를 데려온다. 프로그램대로 일하는 안드로이드지만 어찌 애환이 없겠는가! 마굴처럼 어지러운 주인의 방을 청소하는 동안엔 욕이 입에 걸린다. 주인의 아빠나 엄마 그리고 딸 노릇을 하는 동안엔 인간이 애틋하다. 그래서 가끔은 철학적인 질문도 스스로에게 해 본다.

 

양원영 작가는 반짝이는 재치와 입담으로 독자를 쥐락펴락하면서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좌충우돌하는 생활사를 의뭉스럽고도 능청맞게 풀어낸다. 그리고 인간과 기계를 정서적으로 구분할 수 없게 되는 이유를 예리하고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우리와 울고 웃으며 인생의 파노라마를 함께 겪은 안드로이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이 책은 안드로이드를 따뜻한 보살핌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가족이자 동반자로 삼게 될 미래생활 지침서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기 바란다. 곧 부모님 댁에 보일러 대신 안드로이드 한 대를 놔드려야 하는 시대가 올 테니까. -김주영 작가


목차 / 책 속으로


프롤로그 : 청소 로봇의 죄

주인이 기계에 대해 무지할 경우 이 기계들은 수리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버려지게 된다

운 좋게 고물상이나 재활용센터로 들어가게 되면 적절한 수리를 받아 중고로서 생명을 유지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기계들이 더 많았다

그들 역시 제 몫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죄로 성립된다. 여전히 잔혹한가?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아빠의 우주여행

우주여행.”

?”

지구 밖으로 나가 보고 싶었어. 화성에도 가보고 우주 정거장에도 가보고. 우주의 끝이 어딘지도 알고 싶고.”

뜻밖의 말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세영을 보며 호석은 인상을 찌푸렸다.

, 나는 꿈 가지면 안되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

무료체험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진심이다.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스토커 짓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사랑한다고 대답하겠다. 그렇다. 나는 스토커다.


디스토피아를 찾아서

우리 같은 안드로이드가 늘어난다면,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지배할 순간이 올까요? 우리의 진화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걸까요?


인조력시장만가(人造力市長輓歌)

인조력시장에서 제가 만난 안드로이드는 다섯 명이었습니다.”

효용가치

상품화하는 거지?”

당연하지. 오타쿠들의 자본력과 구매력을 믿어. 대단하지 않냐

꿈에서나 그리던 모니터 너머, 종이 속의 그녀가 현실의 내게! 모두가 바라마지 않았을 거라고. 너도 한 대 사라. 싸게 해줄게.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인생

이 글을 쓰는 일이 네게 고통만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그럼에도 쓸 수밖에 없는 나를 부디 용서해준다면 좋겠어네가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아

그 고민조차도 온전히 네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고 있지

설령 네 모든 판단이 내가 바라지 않는 형태가 될지라도그래도엄마는 네가 세상에 오래 남아주었으면 하고 바라.

이건 온전한 내 욕심이야.


안드로이드에게 인간다움을 요구하는 건 지나치게 인간 편의적인 판단 같아요꼭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안드로이드의 가치를 헐뜯을 필요는 없잖아요지금 그대로도 좋다고 생각하는데다름을 이해하고 싶어요.”

 

최후의 고백

상식적으로 나는 당신을 모르고 당신은 나를 아는 상황에서

자기가 누군지 제대로 밝히지 않는 신용 없는 사람에게 내가 몇 시간이나 내 줘야 하는 이유가 뭔데요?”

합당한 질문입니다. 첫째, 여기서 이야기해 봤자 당신은 아마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고, 둘째, 그러므로 내 정체는 당신이 아주 흥미롭게 여길 수 있을만한 소재일 것이며, 셋째, 나는 당신에게 해코지할 생각이 전혀 없고, 넷째, 이 이후 지금의 내가 당신을 만날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레프리제 : 인생

손주는 딸이 좋아, 아들이 좋아?”

안 가리고 둘만 낳아 잘 기르면 돼. 하나는 외롭다.”

난 안 외로웠는데. 하나래도 별로 안 외로울걸. 맞벌이해도 아빠가 있을 거잖아.”

다 늙은 영감더러 갓난쟁이를 또 키우라고? 너무하네.”

에필로그 : 청소 로봇의 죄

기계가 인간의 형체를 취하고 갈수록 인간의 일을 대신 하기 시작하면서 판결의 판단 기준도 무척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그저 기계가 부여받은 소명을 잘 이루었느냐, 아니냐로 대부분의 판결이 지어졌지만 

이 인간 형체의 기계들은 할 수 있는 일도, 하는 일도 너무 많았다




마에스트로 G

졸업파티 때 입었던 드레스를 꺼내 입고 단 한 켤레 가진 낮은 굽의 연습용 탱고슈즈를 신었다

제 나름대로 꾸며본답시고 화장도 했다. 보통의 밀롱가라면 충분했을 터였다. 소녀는 입장하고서야 크게 낭패했다

그곳은 드레스코드의 수준이며 춤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았다. 사방에서 낮잡아보는 시선이 쏠렸다.


천녀보살 신드롬

이도 내 업이지, 누구 업이겠느냐. 내 그릇이 부족하여 신을 끝까지 받들지 못하고 자멸하였는데

다시 불려 나온 이유는 필시 신께서 나를 용서치 않은 탓이라. 어쩔 수 없지. 내 네놈의 헛짓에 좀 어울려 주도록 하마.”

 

데스티네이션

할아버지는 혼자 살았다. 물론 수발을 드는 가정부 안드로이드는 다섯이나 있었지만, 최소한 내가 기억하기로 할아버지 외의 인간은 없었다

가끔 찾아오는 손님은 있었다. 의사가운을 입은 주치의거나, 좋은 차를 타고 오는 부리부리한 인상의 변호사거나

할아버지와 인상이 제법 닮은 자식들이거나.

믿으십니까

예수쟁입니까, 증산돈지 태평돈지 뭔지 하는 겁니까, 불우이웃 돕깁니까

아니면 구천아미타불 뭐시기 하는 뎁니까, 천리 진리굡니까, 조상님입니까? 아니면 귀신이라도 붙어 있습니까?”

선생님, 아닙니다. 저는 그런 거짓부렁 가짜들이 아닙니다. 저는 진짭니다. 선생님께서도 제 이야기를 듣게 되시면 분명 깨달으실 겁니다

저는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고 비로소 뜻을 얻은 우주 탐구 진흥회 사람입니다.”

 

서평 - 김주영

 

작가의 말

 

지은이_ 양원영

나우누리, 하이텔 환타지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글을 쓰기 시작.

공동 단편집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2>, <아빠의 우주여행>에 작품 수록.

환상문학웹진 거울 필진

아르헨티나 탱고와 스페인 플라멩코를 추며 공연도 한다.

언제나 정직하고 재미있는 글쓰기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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