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로 독자와 꼭 만나고 싶습니다



첫 책이 5월에 나오는 곽재식 작가를 조용한 자리에서 만났다. 이날 인터뷰는 SF&판타지 도서관에서 작가 만남을 담당하는 공동운영자이자 환상문학웹진 거울 기사 필진인 라키난님이 진행했고, 편집장이 동석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작가 곽재식과 그의 작품을 이루는 여러 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오갔다. 지면관계상 핵심적인 부분만 추려 소개한다.


팬들이 만들었던 『곽재식 단편선』을 제외하면 첫 책입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여기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출판사잖아요. 기대감과 불안감이 있습니다. 공동단편집이나 독자 분들이 만들어주신 책은 부담이 덜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는 연락을 주신 것도 그렇고, 계약금 주신 것도 그렇고, 편의를 많이봐주셨습니다. 그렇게 우대를 해주셨는데 제가 부응을 못 하면 안 되겠다 싶습니다.


예비 독자에게 책을 소개한다면?

편집자님께서 작가가 그런 걸 잘 못하니까 편집자가 있는거라고 하십니다. 편집자님의 말을 빌리면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는 “곽재식표 블록버스터급 이색연애담의 진수”입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고, 그에 비해 『모살기』는 삼국시대 배경의 역사물입니다. 책에 부록으로 만화와 신문이 있다고 하는데, 역시 좋은 분께서 작업해주셨습니다.


수록작 중에서 하나를 추천한다면?

저는 다 마음에 듭니다만, 「달과 육백만 달러」가 짧은 분량에 군더더기 없이 내용이 잘 채워져 있습니다.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는 중간에 좀 재미있다 싶으면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면서 가거든요. 그에 비해 「달과 육백만 달러」는 꼭 들어가야 되는 내용만 있습니다. 하나만 고른다면 이걸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또 독자 분들이 더 좋아해주신 건 「최악의 레이싱」이나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으로 연구원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유가 있나요?

연구원이란 직업이 직장인의 일상을 보여주면서도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기에 유리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직업이 다 그런 면이 있을 테지만 특히 연구원은 업계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을 통틀어 처음이자 유일한 경험을 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 보입니다.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에는 연애 이야기가 많은데, 본인 경험담이 있나요?

없습니다. 사건은 영화나 뉴스에서 많이 따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작가에 대한 환상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보통 중반까지는 계산해서 짜서 쓰는 게 많습니다. 「달팽이와 다슬기」의 경우, 억울한 장면을 생각한 다음에, 그 앞에 어떤 사연이 있어야 진짜 개같이 억울할지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모살기』는 자료 조사가 많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표제작 「모살기」는 원래 공동단편집 『독재자』에 들어갈 글이었는데 분량이 너무 길어져서 못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삼국사기』를 보면서 어느 시대의 인물이 독재자 이야기에 적합한지 찾아봤습니다. 시대를 정하고 나서는 여러 자료를 많이 모아서 재미난 것끼리 엮었습니다. 그리고 어울리는 말투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쓰는 중에 옛날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이 현대적인 말을 쓰면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요.

『태평광기』 읽어보셨습니까? 천 년 전 중국에서 이상한 이야기만 모아서 편찬한 책인데 이게 얼마 전에 완역되어 나왔습니다. 여기 보면 많은 이야기들의 원형이 있습니다. 그런 책들이 분위기를 내는 데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단순하고 예스러운 말을 쓰되, 읽을 때 어려운 문장은 없도록 노력해보았습니다.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지, 목표가 있다면?

여기에 실린 작품은 저도 마음에 드는 것들입니다. 앞으로도 이 정도를 꾸준히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듀나 같은 작가가 지금보다도 더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작가의 출신이나 소설들끼리 무리 짓는 틀보다 좀 더 작품 자체를 솔직하게 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떻게든 그렇게 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판을 키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싶은 생각도 들고. 그 정도로 재미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라키난

책과 밥을 주면 글을 씁니다. 고료도 좋아합니다. 거울에서 기사필진으로 주로 인터뷰 담당, SF도서관에서 행사와 판매 담당.

현재는 평화로운 일개 취업자를 간절히 지망. 장래희망은 안락의자 탐정 타입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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