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는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이 말은 좋은 수단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인식을 전제로 할 때 일부만이 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와 출판사의 관계가 권모술수를 동원하고 무찌르고 제거해야만 하는 그런 관계는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연대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거짓된 수단을 동원하였다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 온우주 출판사는 '작가를 벗겨먹고 인세를 지급하지 않으며 펀딩으로 폭리를 취하는 못된' 출판사라는 소문의 당사자가 되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텀블벅 펀딩은 더 이상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태이며,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라 생각했던 작가들에게도 버림을 받은 상태입니다.

온우주 출판사 대표 이규승은 그동안 여러차례 연대 혹은 연대 소속 작가들과 공식 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대로부터 받은 메일과, 그에 대한 온우주의 답메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RE: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입니다

보낸사람 이규승 <kslee@onuju.com> 18.06.10 20:33

받는사람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contact@sfwuk.org>


온우주 출판사 이규승입니다.

"입장문에서 언급한 사실이 아닌 부분들에 대한 공개적인 수정의사가 있다면 언제든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을 먼저 요구합니다.

오늘(6/10) 받은 메일은 이전 메일에서 위에 언급한 부분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내일(6/11) 까지 답이 없다면 연대는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단체"로 간주하고 온우주 출판사의 입장문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contact@sfwuk.org>

받는사람: <onuju@onuju.com>

날짜: 18.06.10 19:54 GMT +0900


제목: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입니다

온우주 출판사 귀하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는 2018. 6. 10. 임시총회의 총의에 따라, 우리 연대가 2018. 4. 16. 귀사에 서면으로 요구하고 2018. 5. 25. 발표한 입장문 요구사항 제1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우리 연대의 요구사항 제1항: 온우주출판사는 고료의 미지급 및 지연지급을 사과하고 지급하라.


제안: 우리 연대는 위 요구를 유지하되, ①이 이메일 발송 및 수령으로부터 은행영업시간 기준 72시간 이내에 ____ 회원에게 미지급 고료의 일부라도 지급을 개시하고, 2018. 12. 31. 까지 미지급 고료 전액을 지급하실 것 ②이 이메일 발송 및 수령 익일까지 이 이메일에 대한 귀사의 입장을 연대 공용 메일로 회신하실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 연대는 귀사가 위 기한 내에 ____ 회원에게 일부라도 고료 지급을 개시한다면, 전체 고료의 지급 방식(분할납부 등), 기간 에 관하여 귀사와 전향적으로 논의하고자 합니다. 만약 귀사가 고료를 지급하지 않거나, 고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이메일 수령 익일까지 이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경우, 우리 연대는 요구사항 전체에 관하여 우리 연대의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우리 연대는 이 사건의 경과 등을 공개적으로 정리하기 전에, 우리 연대의 요구사항 1, 2, 3항 중 1항에 관하여 귀사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향적 방향의 해결을 도모하기로 하였고, 그 결의에 따라 위와 같이 제안합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드림



/ 이후 6월 14일 발표된 입장문에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사과하거나 대화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므로 온우주의 입장을 공개합니다. /




연대는 지난 5월 28일과 6월 14일 두 번의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http://sfwuk.org/notice/?idx=831145&bmode=view

http://sfwuk.org/49/?bmode=view&idx=895681


연대의 입장문이 나오게 된 이유는 온우주 출판사가 연대소속 작가 한 명의 출간을 지연한 것에 기인합니다.

해당 작가는 출간지연으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온우주 출판사에게 선인세 300만원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온우주는 여러 이유를 들어 선인세 요구 등의 조건을 거절하였고 해당 작가는 연대에 자신의 상황을 호소하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해당 작가의 선인세 요구 메일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에 요청합니다.


1. 시나리오 견적서 3권과 4권에 해당하는 선인세를 즉각 지급해주십시오. 2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2. 시나리오 견적서 3권과 4권의 출간일정을 확정해주십시오. 다른 작가와의 계약 등을 진행하는 와중에 왜 이미 원고가 다 넘어간 제 책에 대해서는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까?

3. 시나리오 견적서 1권과 2권을 무슨 수를 써서든 대형 서점 매대에 두 달 이상 올려주십시오. 그렇지 않을 경우 저저번달 PT 신청을 일부러 누락했던 일이나 두 번의 PT에서 다른 출판사에 대한 무리수 가득한 점수 책정은 증쇄로 인한 추가 인세 지불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알겠습니다.


이 사항 중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을 시, 또 이에 대한 답변이 일주일 이상 없을 시

저는 제가 겪은 부당함을 작가연대에 공유하고 추가적인 대응을 논의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다음과 같은 메일로 답장을 했습니다.




온우주 출판사 이규승입니다.


요청하신 메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합니다.

1. 

시나리오 견적서 선인세 지급에 대한 내용은 계약서에 없습니다.

저희는 책이 인쇄된 후, 인쇄량에 따른 판매전 인세를 지급해 왔습니다. 원고를 받고 지급하지는 않습니다.

텀블벅으로 출간한 경우에는 텀블벅 정산 이후 인세를 지급했습니다.

2.

시나리오 견적서 3,4권이 출간되지 않은 것은, 합의에 따른 것입니다.

3권과 4권의 출간일정은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이 소비되기(사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2권 구매자에게도 시간은 주어야 합니다. 홍보의 수단으로서, 견적서를 활용하여 쓴 소설을 선별하여 출간하기로 공지하였으므로 더욱 그러합니다.

3.

시나리오 견적서 1,2권을 대형 서점의 매대에 두 달간 올리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저희에게 이 비용은 큰 부담이고, 책 판매로 인해 이 비용이 회수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_________"책을 교보MD의 선택을 통해 무료로 매대에 전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시를 위해 교보가 추가로 발주했던 책은 다수가 팔리지 않고 반품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작가연대에 고충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논의하겠다는 것은 의아한 부분입니다. 통보 없이 논의를 하셔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것이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작가연대를 지지합니다.


이 일들의 경우에는 자잘한 오해가 쌓여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으레 아실 것이라 생각하여 소통에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다고 봅니다. 이후부터는 조금 더 세밀하게 챙겨서 협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규승 드림.



이후 한차례 더 메일을 주고 받았으나 해당 작가는 연대측에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상의했으며 이후 연대는 다음과 같은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내용증명서신-


발신 :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제목 :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 _______의 고료 미지급 건


(중략)


4. _______이 귀 출판사에 완전한 원고를 입고한 것은 물론이고, 귀 출판사는 시나리오 견적서 기획을 소셜펀딩 사이트인 텀블벅 후원 프로젝트로 진행, 총 금 27,215,000원의 후원금을 득하였습니다. 즉, _______은 위 계약상의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고, 귀 출판사는 이 기획과 원고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귀 출판사는 2018.4.13에 이르기까지 _______에게 고료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료 지급을 요구한 _______에게 출판사의 방침이라는 등 불분명한 표현을 사용하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5. 우리 연대는 귀 출판사의 연대 회원에 대한 고료 지급 지연을 대단히 심각한 문제로 인지하고, 연대 차원에서 귀 출판사의 잘못된 형태에 대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6. 우리 연대는 귀 출판사가 2018.4.30까지 시나리오 견적서 3,4권의 고료 3,000,000원 전액을 ______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합니다.


현재 우리 연대가 귀 출판사에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고료 원금으로, 이 액수에는 법상 지연손해금이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점, 귀 출판사가 _______의 고료지급 요구를 이미 수 차례 묵살하거나 회피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과정에서 _______이 입은 정신적 손해가 있는 점, 귀 출판사가 저자에게 고료를 지급하지 않고서도 기획 및 출판, 원고 모집을 계속하고 있어 건강한 SF 문화 형성에 상당한 해를 끼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우리 연대는 위 금원의 액수와 지급기한에 관하여 어떠한 협의도 할 의사가 없습니다.


7. 우리 연대는 위 요구가 이행되지 아니할 경우, 귀 출판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과 공론화를 포함한 법적 사회적 대응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략)



저는 내용증명을 수령한 직후 온우주 출판사의 사정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는 메일을 보내봤으나 아무런 답장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다음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습니다.



-내용증명서신-


수신 : 정소연(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발신 : 온우주출판사

이규승 대표

(중략)

3.

온우주출판사는 다음의 이유로 요청을 거절합니다.

3-1. 계약서에 선인세(출간전 인세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것)에 대한 조항이 없습니다.

3-2. 텀블벅 펀딩은 저자와의 합의하에 1권과 2권에 대해서만 진행하였고 해당 인세는 지불완료했습니다.

4.

위 건과 관련하여 "어떠한 협의도 할 의사가 없습니다."라고 주장하시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하략)



위 내용증명을 발송한 직후 작가연대 소속 작가들로부터 다음의 내용을 공통으로 하는 메일을 수신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_______입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으로서 메일 보냅니다.

연대의 회원이신 ______ 작가님이 온우주 출판사에서 진행한 시나리오 견적서 시리즈 3, 4권의 원고료 지급이 완료되고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연대 회원으로서 온우주 출판사의 어떠한 프로젝트에도 참가하지 않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이후 메일을 발송한 작가분들께 이번 건에 대한 출판사의 입장을 설명하는 메일을 발송하였고 연대 혹은 작가분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5월 28일 연대측의 입장문이 공개되었습니다.


연대의 결정과 연대 소속작가분들의 동참 이유는 공감합니다.

작가를 직업으로 하는 이가 자신의 창작품에 대한 대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공분은 정당하고 올바른 행동입니다.

그러나 해당 작가 혹은 연대는 소속작가들을 속이거나 과장함으로써 연대를 공고히 하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연대 소속작가 중 한 분이 보내온 항의 메일 중 일부입니다.



출판에 몸 담았던 입장에서

선인세를 지급하지 않는 방침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출간을 2년이나 미루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원만한 해결을 바라고 있습니다. 



분쟁 제기 해당 작가 혹은 연대는 소속작가들에게 2년이라는 시간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제가 기획한 '시나리오 견적서' 의 기획 자체가 2년이 안 된 것입니다.

처음 기획안을 작가에게 전달하고 초안을 받은 날짜가 16년 6월이며 3권과 4권의 초고를 받은 날짜는 16년 12월 혹은 17년 1월입니다.

출간이 지연된 사실은 분명합니다.

이 문제는 해당 작가와 이 건에 관심이 있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늦은 사정에 대한 설명과 사과를 수차례 하였고 또 작가도 4권의 동시 출간이 아닌, 2권씩 나눠서 출간하는 것을 제안해주어서 합의가 되었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이후 1권과 2권은 텀블벅을 통해 출간이 되었고 해당 인세도 지불이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연대 작가들의 단체행동 메일에서 언급한 온우주의 프로젝트는 '미스터리이거나 스릴러인 SF단편모음집' 원고모집 건입니다.

http://onujupub.tistory.com/119


해당작가의 메일에서 언급한 "다른 작가와의 계약 등을 진행하는 와중에" 라는 글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이 원고모집 건이 유일합니다. 그 외 다른 프로젝트가 없을뿐더러, 인세를 독촉하는 메일의 발송일이 원고모집 공고일인 4월 2일 다음날인 4월 3일이기 때문입니다.


온우주 출판사는 1월말 경 시나리오 견적서 프로젝트를 일부 마무리하고 이전에 준비해왔던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프로젝트를 연이어 실행하였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발송까지 마무리되던 시점이 3월 말입니다.


다른 출판사의 공모전처럼 상금을 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닌 탓에, 원고 모집에만 적어도 수개월에서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로 미스터리 스릴러 SF프로젝트를 최대한 서두르고자 원고모집 공지를 먼저 올렸습니다.


그리고 해당 작가로부터 "다른 작가와의 계약 등을 진행하는 와중에"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시리즈의 첫번째 출간이 끝난 지 2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독촉을 받은 것입니다.


온우주 출판사는 위 사실을 골자로 하는 메일을 연대소속 작가분들에게 발송하였습니다.

내부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만 연대는 온우주 출판사의 단점을 찾기 시작했고 그 모든 것을 모아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연대의 주장은 다음의 세 가지 입니다.


1. 온우주출판사는 고료의 미지급 및 지연지급을 사과하고 시정하라. 

2. 온우주출판사는 후원플랫폼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작가에게 공정한 고료를 지급하라.

3. 온우주출판사는 출판표준계약서를 사용하고 계약내용을 이행하라.



1. 미지급과 지연지급에 대하여

미지급건이라고 연대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에서 설명하였습니다.

그 외에는 신문인터뷰에서 언급한 다른 사례 외에는 미지급은 없습니다.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27


연대는 마치 지금도 지연지급이 있다는 듯이 주장하고 있으나 창업초기 2년여간 출간한 책 외에 인세를 지연지급한 사례는 없습니다.

시나리오 시리즈의 표지 일러스트에 대한 지연지급은 사실이나 이는 출간지연과 동일한 사정에 의한 것이며 현재는 모두 지급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6월 14일자에서 주장하는 바 역시 잘못된 것입니다.

창업 초기에 계약한 작가 한 분의 인세를 아직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위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계속되는 잘못이 되기 위해서는 그 건을 악용한 사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연 건은 해당 작가분과 저와 단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로 유지하였으며, 그 분의 배려에 무한한 감사를 드렸을 뿐입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인터뷰 기사를 통해 처음 공개한 것입니다. 최근 일러스트레이터 분께 지연 지급한 건 역시 외부에 발설한 사실 자체가 없습니다. 관련한 작가분과 일러스트레이터 분께는 사죄의 마음을 전달하였고, 그 건을 비교하며 다른 작가와의 계약에 이용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공개 사과를 강요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14년쯤 어느 술자리에서 선배 출판인의 호통을 기억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작가인세는 늦으면 안된다'

이후 최소한 작가에게 지불할 인세가 없으면 출간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15년 이후 온우주 책들의 출간 텀을 보시면 확인 가능합니다.


다만 아직도 확인이 불가능한 연대의 주장은 있습니다.

"편집자와 ~ 같은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급여 혹은 고료를 임의로 지연 혹은 분할 지급하였습니다.'

온우주는 1인 출판사이며(아내와 제가 편집과 조판/기획을 담당합니다) 편집업무를 외주로 돌린 적이 없습니다.

스스로에게도 엄격하라는 주장일까요?



2. 텀블벅의 수익을 작가와 나누지 않는다는 주장

온우주 출판사는 3번의 텀블벅 펀딩을 했습니다.

3번 모두 500만원을 목표로 시작하였고 감사하게도 매번 목표치를 초과하여 마감하였습니다.


출판/인쇄 등에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500만원으로 단행본을 출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텀블벅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배송도 창작자가 직접 해야 합니다.

따라서 500만원이 모인다 해도 책을 인쇄하고 작가에게 인세를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상업출판사인 온우주는 텀블벅 프로젝트를 단순히 제작비의 회수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출간을 공개 약속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제작비 전체가 아닌 일부의 후원만으로라도 출간을 반드시 실행한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행동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를 위한 고민도 했습니다.

첫번째 펀딩에서 리워드에 강의 항목을 추가했고, 강의 수익은 온전히 작가에게 전달했습니다.

해당 강의는 지금도 SF도서관에서 유료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두번째 펀딩의 계약은 발행부수 1000권이었습니다. 그러나 펀딩의 목표금액을 넘은 성공에 맞춰 추가 인쇄를 하였고 계약에 따라 추가된 인세를 지급했습니다.


세번째 펀딩은 10분의 작가를 모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동안 초판 1000권 기준으로 정산해온 인세를 감안하면 한 분에게 15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너무 염치가 없어서 최소한 다른 출판사에서 주는 만큼이라도 계산해드리자는 결정을 한 결과가 초판 2000부 기준 30만원씩 총 300만원입니다. 그동안  1000권을 인쇄한 경우를 포함하여 소설 초판을 소화한 사례가 없었으나 텀블벅이니까 가능하리라 믿고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800여분이 후원해주셨습니다. 인세 300만원을 지급완료했습니다.


연대는 "“여성 작가 SF 단편 모음집”의 단편 1편(통상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의 고료는 3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반문합니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받는 30만원은 '당연한'인세이고,


1인출판사인 온우주가 오직 종이책 인쇄만을 전제로 지급하는 인세는 "30만원에 불과"한 것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또한 출판사의 편집노동비를 제작비에서 제외시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편집은 단순한 오탈자 수정이 아니며 고도의 작업입니다. 기획과 편집은 출판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6월 14일자 입장문에서 연대는 “(텀블벅 수익 추가 지급 방안에 대한 고민은) 작가연대에 전가할 일이 아닙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6월 8일자 메일을 공개합니다.



온우주 출판사 이규승입니다.


10일 개최되는 총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중략)

2. 직전 메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첫번째 텀블벅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부족한 인세를 보충할 방법을 찾아보려 노력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강의를 생각했고 적게나마 추가 수익을 전달해드렸으며 그때 시작한 강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후 소설쪽에도 적용할 방법을 찾아봤으나 한 작가님이 텀블벅 자체가 작가 개인에게는 인기투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고사를 하여 진행하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첫번째 소설펀딩이었던 여성작가 프로젝트는 추가 수익이 보장되면 인세의 추가 지급을 고려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소설관련 펀딩은 500여명을 넘지 않는 텀블벅의 한계에 기인합니다.

여성작가 책의 경우에는 텀블벅에서도 아주 잘된 케이스입니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작가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함을 인정합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부가상품(엽서 등)을 제작하여 관련 수익의 일부를 작가와 공유하는 정도입니다만 이부분은 작가분들의 협조와 이해가 필요한 것이라 혼자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반영할 생각입니다. 가능하다면 관련 논의는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하략)



저는 출판사를 시작할 때부터 작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행하려 나름 노력했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일부러라도 찍어드렸고, 인세 외에 표지의 제작이 가능하신 작가님이면 표지도 부탁드려 표지에 대한 요금도 지급하였으며, 모든 작품의 마지막에 후기를 넣어드렸고, 증정본 외의 책이 필요하다 할 때 무상으로 제공해드렸습니다. 인세 외에 추가 자문료를 드린 적도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있을때는 최대한 드리려 노력해 왔습니다.


텀블벅 펀딩은 제작비의 회수기간을 극단적으로 축소시켜 줍니다.

초판을 다 팔지 못해도 펀딩을 통한 자금 회전이 가능해지면 인세 혹은 인쇄비를 준비하여 다음책을 출간하는 시간을 많이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텀블벅 펀딩은 현재까지 온우주 출판사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을 통해 그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온우주 출판사가 마치 작가를 이용해서 수익을 가로채는 수단으로 텀블벅 펀딩을 진행한다는 주장은 억지를 넘어 모함입니다.



3. 표준계약서 사용의 건

저는 작년부터 최근 두 건의 계약을 표준계약서로 진행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입니다.

계약한 작가분들 중 다수가 연대소속입니다.


계약시 선인세를 지급하지 않는 이유와 텀블벅 펀딩을 적극 이용하려는 이유는 같습니다.

선인세를 지급할 만큼, 그리고 빠른시간 안에 다음 출간을 준비할 만큼 책이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SF 시장은 500명이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책이 안팔립니다.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2만여 권의 책이 절반이라도 팔린다면 대형출판사처럼 선인세를 뿌려가면서 계약하고 싶은 작가와 작품들은 많습니다.

창업 초기인 13년과 14년에 준비했던 자금으로 선인세를 지급하며 작가와 계약하고 작품을 출간한 결과가 지금의 온우주 출판사입니다.


한국작가/장르소설/단편 이 세 가지 조건은 출판계에서는 안팔리는 키워드의 집합입니다.


다른 1인 출판사처럼 실용서 위주의, 혹은 외국의 성공한 작품 중심의 출판을 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가 보고 싶은 것이 한국작가의 장르 단편이기 때문입니다.



연대는 인터뷰기사에서 “온우주 출판사는 작가들과 비표준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 저작권위원회에 대한 의무적 조정전치 조항이 있고, 현재 고료를 지급받지 못한 피해 작가님도 이 조항으로 인해 온우주 출판사에 소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합니다.


온우주는 13년도 출판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작가 섭외를 시작했고 작가들과 계약서를 협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온우주가 만든 계약서에 문제가 있을까 하여 변호사이자 현 연대대표인 정소연 변호사에게 검토를 의뢰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규승 님


오늘 낮에 연락을 드린다고 하였는데, 너무 바빠 경황이 없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건은, 저도 하루 생각해 보았는데, 제가 자문료를 받고 보아 드릴 경우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규승 님께서 큰 뜻으로 시작하시는 일이잖아요. 아마 내년에 장르출판계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터이고, 작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장르 독자로서 정말 잘 되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___ 님이 합류하시는데다, 경험이 많은 ____ 님의 의견을 들어 계약서를 작성하셨다니 제가 얼마나 더 보탤 말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자문료는 별도로 받지 않는 것으로 하고, 계약서를 보내주시면 제가 한 번 읽어보고 비공식적인 의견을 갑을 양자께 간단히 말씀드리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규승 님도 아마 계약서 자체에서 문제를 예상하신다기보다는, 신중하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확인하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저와도 계약 관계로 만들기보다는, 그냥 이런 방식으로 저도 근처(?)에서 응원을 보탠다는 느낌으로, 어떨까요? 


생각해 보시고, 이것으로 괜찮다면 연락 주세요.


정소연 드림



이후 정소연 변호사는 저와 계약을 준비 중인 작가분들께 의견을 전달해 주었고 그중 한 작가님이 다음의 요청을 해왔습니다.



Re: [온우주]입니다. 계약서 수정관련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______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정소연 변호사님 메일을 받고 한번 의논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먼저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일 보내주신 대로 수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외에 갑/을 관계 등에 대해서는 이대로 써도 저는 별 이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분쟁이 있을 경우 법원으로 가기 전에 저작권위원회의 조정이나 중재를 거친다는 조항을 끝부분에 하나만 덧붙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추가된 조항이 다음과 같습니다.



제17조 소송의 관할

① 본 계약과 관련하여 작가와 출판사 사이에 분쟁이 벌어졌을 시 먼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조정을 받는다. 



메일로 해당 조항을 요구한 작가 또한 연대 회원입니다.

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작가의 요청입니다.

저는 유지하는 것이 작가를 위한 일이라 판단했고, 그런 이유로 해당 조항을 계속 사용하였습니다.


저는 온우주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작가가 요구한 계약서와 관련한 변경, 파기 등 요구사항을 거부한 사실이 한번도 없습니다.


6월 14일자 입장문에서는 “인세지급 항목과 같은 계약의 중요 조항의 임의적 수정은 어느 모로 보아도 표준계약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 인세 10%는 표준계약서에 없는 내용입니다.

+ 선인세를 위한 항목이 표준계약서에는 존재합니다.

위 두가지 조항중 어느것을 고치는 것이 “표준계약 혹은 그와 거의 유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하는가?


연대는 인터뷰기사에서 “연대의 회원들이 함께 입장을 표명하면 최소한 대화라도 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고, 지금도 이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연대측에서 받은 연락은 내용증명과 작가들의 단체 메일, 그리고 6월 10일 총회가 개최되니 기다려 달라는 메일, 총회 직후 받은 메일이 전부입니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하는가?


연대는 6월 입장문 말미에서 



4. 기타

한편, 온우주출판사는 우리 연대가 2018. 5. 28. 입장문을 발표한 후, "법률자문을 받았는데 요구된 금액을 모두 지급할 필요는 적어 보인다는 조언을 받았다", "연대가 출판사를 고사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사흘 안에 답하라", "연대 대표에게 형사소송을 하겠다", "인세를 지급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들어 주기 어렵다", "내일까지 답하라"는 등의 연락을 2~3일 단위로 연대의 개별 회원들에게 계속하였습니다. 이러한 행동의 방식 및 내용이 부적절함은 더 말할 것도 없이 분명합니다. 우리 연대의 회원들은 온우주출판사의 이러한 비일관적이고 무례한 행동에 큰 고통을 받았습니다.



위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4월 중순 내용증명을 받은 후, 연대에 대화 의사를 묻는 메일을 포함해서 연대와 연대 작가들에게 발송한 메일은 한 달동안 모두 5번입니다.

게다가 “연대 대표에게 형사소송을 하겠다”라는 쓰지 않은 문구까지 넣어서,

5월말부터 지금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연대와 연대작가들을 괴롭혔다고 주장합니다.

지금 연대가 발표한 입장문에서 취하고 있는 행동의 반복입니다.


지금 온우주 출판사는 '작가를 벗겨먹고 인세를 지급하지 않으며 펀딩으로 폭리를 취하는 못된' 출판사라는 소문의 당사자가 되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텀블벅 펀딩은 더 이상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태이며 그동안 함께 했던 동료라 생각했던 작가들에게도 버림을 받은 상태입니다.


출간을 지연한 사실이 있습니다.


6개월 넘게 책상에 앉지도 못할 만큼 심각한 허리 통증으로 아무런 일도 못 한 탓이 있습니다만, 결국 제가 잘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혹은 더 이상 하고 있지 않은 잘못에 대해 추궁을 받고 질책을 듣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저는 연대가 스스로의 정당성을 회복하길 요구합니다.


2018. 6. 15. 

온우주 출판사

이규승






  1. ㅇㅇ 2018.06.15 04:21 신고

    수익 안 나올거 뻔한 글들을 장르에 대한 애정으로 출판하는 소규모 출판사이고... 애초에 작가 착취해서 수익 얻을거면 저런 책들 출판도 안했을게 뻔한데... 너무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는 작가들인듯합니다.

    • ㅇㅇ 2018.06.15 06:16 신고

      수익이 안 났는지 났는지는 텀블벅 주최한 출판사 측에서 수입지출내역 공개하면 판단 가능하겠죠. 온우주가 오명을 벗는데 도움이 되도록 명확한 정보공개 부탁드립니다.

  2. 온우주출판사 2018.06.15 11:17 신고

    온우주 출판사입니다.
    연대 입장문에서 언급한 1500여만원이 모금된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에 관한 대략적인 지출내역을 알려드립니다.

    1. 인세 300만원
    2. 인쇄비 350만원
    3. 표지 외주 디자인비 30만원
    4. 발송비 240만원
    5. 외부 지불 금액 442만원 (안전가옥 이용권/sf도서관 발행서적/북커버)
    6. 합계 1360여만원

    텀블벅으로 부터 받은 금액
    14,905,277원 (텀블벅 수수료 5.5% + 카드등 이체 수수료 제외 = 133만원)

  3. ㅁㅁㅁ 2018.06.16 14:25 신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계약서 이야기는 당사자가 가릴 이야기니 함부로 않겠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몇 분 있어서 원만히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분명 작가들 생존마저 불가능한 사정이 있으나 소비자에 불과한 제 비좁은 식견을 말씀드리면 최소 선인세를 보장할 최소 판매량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국내 작가가 쓰는 정통 장르문학이, 우선 질이 떨어진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면 제가 읽고 보지도 않았겠죠. 웹소설이나 그렇게나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일반 문학소설과도 너무도 온도차가 다른 관행을 지적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런 책을 국내에서 시리즈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돌파구라면 초창기 레진코믹스처럼 누군가가 외부에서 자본을 끌어와서 수익을 회수할 독자층이 생길 때까지 대단히 공격적인 마이너스 운영을 하거나(소설계에선 아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검증되고 보장된 외국 문학을 수입해서 나오는 수익을 한두 작가에게 투자하는 개념으로 공간을 마련하거나 자비 출판밖에 없겠죠.

    출판을 했으면 팔 줄도 모르냐고. 일정 수익을 보장하라면 큰 출판사라도 그렇게 해주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성공 이야기들이 있었다면 저도 정말 보고 싶네요. 짧은 생각이었다면 죄송합니다.

    옆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이 괜한 말만 썼네요. 첫 댓글 쓰신분과 비슷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하신 만큼 작가와 출판사 서로의 어려움을 예상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적힌 이야기대로이고 작가들이 레진처럼 여기 소속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더 나은 계약을 원하는 작가는 더 큰 출판사에서 펴내면 되겠지요 출판사와 작가 둘 다 좋아하는 입장에선 둘 다 계속 보고 싶으니 그렇습니다. 회복하셔서 좋은 책들 내주고, 부족한 점은 분명히 개선해서 나은 모습 보여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여성작가SF단편모음집} 중 「궤도의 끝에서」를 읽고-


 ‘궤도의 끝’에서 살아남은 자들 

by 바벨



지구가 반파되기까지 여섯 시간 사십오 분을 앞둔 시각, 리우는 먼저 죽은 슈를 생각한다. ‘너에게 수학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네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너를 ...하지 않았더라면.’

 

전삼혜 작가의 궤도의 끝에서는 세계의 멸망을 목전에 둔 리우의 회상을 따라간다. 리우는 나비 지뢰 때문에 양쪽 다리를 잃은 뒤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시력을 잃은 슈를 만나 이 된다. ‘후원자가 없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기회를준다는 제네시스에 들어가기 위해 두 은 수학을 가르치고 배운다. 슈는 홍수에 휩쓸려 실종되지만 리우는 슈 덕분에 제네시스에서 살아남는다. 그것은 나비 지뢰가 낳은 나비 효과가 되어 슈가 마을 하나를 더 구한셈이 된다.

 

지구가 박살 날 정도는 아니지만, 빙하기는 오게 할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제네시스는 제네시스의 대부분과 지구 전체를속이고 있었다. 도망칠 곳이 없는 고아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끈끈해지고, 사랑에 빠져야 하는 곳. 거기에 혼자 온 리우는 비밀을 알고 나서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혼자만 살아남은 것이 아니기에. 슈처럼, 죽을 수 있기에. 슈에게 수학을 배웠기에, 슈가 수학을 좋아했기에, 슈를 ...하였기에 소행성의 크기를 조금 더 줄일 수 있었다. ‘동업자단이 중얼거린다. “네가 수학을 슈한테 배웠다고 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슈가 마을 하나를 더 구한 거지.”



 

사랑을 잃는 것을 하나의 세계를 잃는 것에 빗댄 작품은 많다. 궤도의 끝에서가 거기서 한 걸음을 더 나간 지점은 그 사랑이 살아남은 자들에게 남긴 유산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작법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주인공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그 이후 주인공은 어떤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나는가가 그런 유산이 아닐까 한다. 유산을 물려받았을 때 주인공은 그것을 가슴속 깊숙한 서랍에 넣고 잠그거나 또 다른 주인공을 위해 물려 줄 준비를 남몰래 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누군가에겐 수학이고 누군가에겐 창세기의 첫 구절이다.

 

궤도의 끝에서를 덮자 전삼혜 작가의 전작들을 다시 펼쳐보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가 연작이라고 밝힌 창세기와 나머지 이야기들에서도 미완의 청소년들은 서로 사랑하며 세상과 싸웠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에서도 나름의 유산을 남기고 있었다. 전삼혜 작가는 해당 작품집 작가의 말에서 ‘2014년 봄에 사라진 304개의 우주를 추모했다. 거기에 ‘1999년 여름에 사라진 23개의 우주를 더해본다.

 



많은 독자가 소설 밖 세상에서 우린 어떤 우주를 잃었고 어떤 유산을 받았는지 발견해보길 바란다. 그러면 궤도의 끝에서의 세계를 조금 더 감동적으로 유영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족. 작가가 게임 시나리오 스크립터이기 때문일까? 등장인물의 젠더는 읽는 분이 정해도 좋다는 작가의 말 때문일까? 세상의 멸망에 맞서는 주인공들 때문일까? 아니면 이름 때문이었을까? 슈의 모습 위로 <에베루즈>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성별이 변하는 노이슈가 계속 겹쳤다.


원고 모집 안내:
미스터리 또는 스릴러인 'SF단편' 원고를 공모합니다.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의 펀딩이 성공하여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기획을 믿고 후원해주신 많은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앤솔로지라는 형식은 독자들에게는 작가를 소개하는 통로이자, 단편을 실을 수 있는 지면으로서 좋은 매체입니다.
따라서 앤솔로지 출간을 이어 가려 합니다. 
다음 기획으로 < 미스터리 스릴러 SF단편 > 을 모아 출간하고자 합니다.


모집 조건:

  1. 미스터리 또는 스릴러인 'SF'
  2. 단편으로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3. 종이책으로 출간된 적이 없을 것
  4. 원고 모집 시한 6월 말 (사전 마감될 수 있음)
  5. onuju@onuju.com 이메일 접수
  6.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홍보와 사전 판매를 하게 됩니다. 이에 동의하시면 참가해주세요.


SF의 탐구적인 특성은 미스터리와 만났을 때 좋은 시너지를 냅니다. 
또한 작품 속 주인공들이 낯설고 새로운 것을 만나게 된다는 점은 스릴러를 만들기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SF가 미스터리나 스릴러와 결합하게 되면 몰입감을 주는 플롯으로 , SF가 덜 친숙한 독자들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작가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